카테고리 없음

고교학점제 개선안 발표, 학생과 교사에게 어떤 변화가 올까?

체인지YOU 2025. 9. 26. 08:37

1.고교학점제의 도입 배경과 이번 개선안의 핵심 내용

고교학점제는 2025년 전면 시행을 목표로 추진되어 온 교육정책으로, 기존의 ‘학년제’ 방식에서 벗어나 대학처럼 학생이 스스로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일정 학점을 채워 졸업하는 제도다. 기존의 획일적인 교과 편성에서 벗어나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육 혁신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실제 시행 과정에서는 학습 격차, 교사 업무 부담, 학교 간 교육 자원 불균형 등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교육부는 최근 고교학점제 개선 대책을 발표하며 제도적 보완을 시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보충지도 시간의 축소다. 기존에는 학업 성취율이 기준에 미달하는 학생들에게 과목당 최소 5시간 이상의 보충지도를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했지만, 개선안은 이를 3시간으로 줄였다. 이는 교사의 행정·수업 부담을 완화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또한 교육부는 ‘성취 기준 미달 학생 관리 방식’을 학교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일부 이양했다. 즉, 학급·과목 특성에 맞게 보충지도를 개별화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의 과목 개설 여건을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 공동교육 거점 확대, 지역 대학 및 외부 기관과의 연계 강화 같은 보완책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정책 방향만 놓고 보면 학생 중심 교육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듯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고교학점제 개선안 발표, 학생과 교사에게 어떤 변화가 올까?
고교학점제 개선안 발표, 학생과 교사에게 어떤 변화가 올까?

 

2.학생에게 다가올 변화: 학습 부담 완화와 선택권 확대

고교학점제 개선안은 학생들에게 어떤 실제적 변화를 가져올까? 첫 번째는 학습 부담 완화다. 이전까지는 성취도가 낮은 학생에게 최소 5시간의 보충지도가 강제되면서, 일부 학생들은 같은 과목을 반복 학습해야 하는 부담을 크게 느꼈다. 개선안에서는 이 시간이 줄어들어 기본 학업을 따라가면서도 진로·흥미와 관련된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는 과목 선택권의 실질적 확대다. 제도 자체는 학생이 과목을 선택해 이수한다는 것이 핵심이지만, 현실에서는 학교마다 교원·시설 자원이 부족해 선택권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개선안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공동교육 플랫폼을 확대하고, 인근 학교나 대학, 전문 기관과 연계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과목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어떤 학교에서는 개설하기 어려운 고급 과학 실험 과목이나 인공지능 관련 교과를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고, 인근 대학과 연계해 체험형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셋째, 학생 맞춤형 학습 관리 강화다. 교육부는 이번 개선안을 통해 성취도가 낮은 학생을 ‘낙오자’로 두지 않고 개별 맞춤형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단순히 보충 수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상담·학습 코칭·학습 진단 프로그램 등을 결합하여 학생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이다. 이로 인해 성적이 낮더라도 본인의 진로와 관련된 과목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기회가 커졌다.

결국 학생 입장에서는 부담은 줄이고 기회는 넓히는 방향이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이런 변화가 안정적으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

3.교사와 학교 현장의 변화: 부담 경감 vs 새로운 과제

교사들에게도 변화는 분명하다. 가장 즉각적인 효과는 보충지도 의무 축소다. 교사들은 기존에 성취도 미달 학생들을 위해 추가 수업을 준비하고 운영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써야 했는데, 이 의무 시간이 줄어들면서 행정적·수업적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과제도 등장한다. 교육부는 보충지도 시간을 줄이는 대신, 학생 개개인의 학습 상황을 세밀하게 진단하고 맞춤형 지도를 제공하라고 주문한다. 즉, ‘양적 부담’은 줄었지만 ‘질적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사는 단순히 보충 수업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개별 학습 계획을 설계하고, 학생의 성취도를 다각도로 평가해 보고해야 한다. 이는 교사 역량 강화와 지원 체계 마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또 다른 변화는 교과 개설 방식의 다양화다. 학교는 온라인 플랫폼이나 지역 연계를 통해 과목을 개설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는 학교 간 협력과 조율, 시스템 관리라는 새로운 행정적 업무를 불러온다. 특히 농어촌이나 소규모 학교의 경우 교사 한 명이 여러 역할을 겸하는 상황이 많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교사단체와 일부 현장 교사들은 “정책의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인 지원 없이 책임만 늘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번 개선안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단순히 제도적 완화뿐 아니라 교원 수급 안정, 행정 업무 경감, 전문 인력 배치 같은 실질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개선안은 ‘시작점’, 진짜 변화는 현장에서

이번 고교학점제 개선안 발표는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중요한 신호탄이다. 학생들은 과도한 보충 수업 부담에서 벗어나 진로·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여지가 넓어지고, 교사들은 일정 부분 업무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맞춤형 교육’이라는 더 높은 과제를 안게 되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고교학점제가 성공하려면 학생이 배우고 싶은 것을 제대로 배우고, 교사는 학생의 성장을 돕는 교육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단기적 개선책이 아니라 장기적 비전과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가 병행될 때, 고교학점제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 혁신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