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사의 자리를 흔드는 인공지능, 그러나 ‘가르침’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오늘날 교육의 현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 AI 튜터, 학습 분석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이제 인공지능이 학생의 학습 수준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자동으로 보충해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문제 풀이뿐 아니라 에세이 첨삭, 발표 피드백, 심지어 진로 상담까지 AI가 맡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AI가 이렇게 똑똑해졌다면, 인간은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이 질문은 단순히 직업의 대체 문제를 넘어, ‘교육의 존재 이유’ 자체를 다시 묻는 것입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기능이 점차 자동화되는 상황에서, 인간 교사의 역할은 더 이상 정보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배움의 방향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즉, AI가 ‘무엇을 배우는가’를 안내한다면, 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를 일깨워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답’을 찾는 데 탁월하지만, 인간은 경험을 통해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바로 이 차이가 인간 교육의 본질이자, 앞으로의 교육이 집중해야 할 지점입니다. 이제 우리는 ‘지식의 교육’에서 ‘인간의 교육’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2.AI는 정답을 알려주지만, 인간은 ‘왜’를 묻는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뛰어납니다. 학생의 학습 패턴을 추적하고, 취약 영역을 정확히 찾아내며, 그에 맞는 맞춤형 문제를 제시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빠져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왜’를 묻는 힘, 그리고 ‘의미를 찾아가는 사고’입니다.
인간의 배움은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자신을 연결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AI는 “이 문제의 답은 4번입니다”라고 말하지만, 인간 교사는 “왜 4번이 답이라고 생각했니?”라고 되묻습니다. 이 한 문장이 아이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스스로의 생각을 구성하게 만듭니다. 교육의 본질은 바로 이런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AI는 완벽한 모범 답안을 줄 수는 있어도, 학생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의문’과 ‘감정의 떨림’을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학습 과정에서의 실수, 좌절, 다시 도전하는 용기 — 이런 것들은 데이터를 넘어서는 인간만의 경험입니다. 따라서 AI 시대의 교사는 지식을 설명하는 존재가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교육이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사고력’이나 ‘문해력’이라는 기술적인 역량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세계를 연결하는 통찰의 힘입니다. AI가 정답을 제시할 때, 인간은 ‘이 답이 내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묻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가르쳐야 할 새로운 교육의 출발점입니다.
3.‘인간다움’을 가르치는 교육: 공감, 윤리, 상상력의 회복
AI가 가르치는 시대에, 인간이 가르쳐야 할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인간다움’입니다. 이는 추상적인 감성이 아니라, 사회를 유지하고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근본적인 능력입니다. 공감력, 윤리적 판단, 상상력, 관계 맺기와 같은 역량이 바로 그것입니다.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힘입니다. 인공지능은 얼굴 표정이나 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감정을 추정할 수는 있어도, ‘그 감정을 함께 느끼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윤리적 판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AI는 규칙에 따라 결정을 내리지만, 인간은 맥락과 관계 속에서 ‘옳음’을 고민합니다. 상상력 역시 데이터를 넘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인간만의 능력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사라진다면, 교육은 아무리 효율적이라도 ‘인간을 위한 교육’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학교는 지식 전달 중심의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학생들은 AI가 제공하지 못하는 ‘공감의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문화와 생각의 차이를 존중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또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창의적 상상력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에도 변치 않는 교육의 중심 가치입니다.
‘기계의 시대’일수록 더 인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AI가 교실을 대신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교사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짜 교육’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인공지능이 지식을 가르칠 수 있다면, 인간은 지혜를 가르쳐야 합니다. AI가 학생의 점수를 올려줄 수 있다면, 인간은 학생의 ‘내면의 성장’을 이끌어야 합니다.
결국 AI 시대의 교육은 기술이 아닌 ‘철학의 문제’입니다. 무엇을 배우는가보다,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가 더 중요해집니다. 교육이 인간을 닮아 있을 때, 기술은 비로소 인간을 돕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AI 시대에 다시 묻게 되는 질문은 이 한 가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얼마나 인간적인 가르침을 지켜낼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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